노을이 진다.

돌아가고 싶은 시간이 있다. 건너 뛰고 싶은 시간도 있다. 저녁 노을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다르지 않을 텐데.. 지금의 저녁 노을은 덜 아름답고 덜 감상적이다. 예전의 노을은 이모가 주는 단돈 백원과 흙장난과 아침상에 오르는 잘 익은 노란 계란말이였다. 지금의 노을은 대출금과 집 수리와 노후와 부모님의 건강과 걱정들이다. 그때는 동네 저녁 노을도 아름다웠는데.. 지금은 소문난 곳을 가도 그냥 그렇다. 이렇게.. 노을이 져가는가 보다.

외환의 기초 6. U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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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covered Interest Arbitrage 또는 Carry Trade 2000년대에 일본의 이자율은 거의 0% 수준이었고, 그외의 나라들은 4~5% 정도 수준이었습니다. "Mrs. Watanabe" 라는 말이 이즈음에 등장하게 되는데요. 일본에서 0%대 이자율로 돈을 빌려 다른 나라에 투자를 해서 더 높은 이자를 노리는 투자자들을 지칭한 말입니다. 실제로 한 여인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상상속의 이름인 것이죠.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려면 환율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줘야 합니다. 전편에 얘기했던 International Fisher Effect에 의하면, 이자율이 높은 나라의 화폐 가치는 떨어지게 됩니다. 이론대로라면 이자율이 높아서 이자는 높게 받아도, 화폐 가치가 떨어져 나중에 본국으로 환전할 때는 이익이 남지 않게 되는 거죠. http://www.tradingeconomics.com/japan/currency 위 그래프는 달러당 엔화 환율인데, 2000년대 일본 엔화는 신기하게도 환율 이론과는 별로 상관없이 움직였습니다. 거기에다 한번 방향을 잡으면 그 트렌드가 2~3년 씩 지속되어 Carry Trade 를 하기에 적절했죠. 예를 들어 보죠. 일본에서 백만엔을 1%로 빌리고, 이 돈을 달러당 100엔에 달러로 환전을 합니다. 그러면 달러로 만불이고, 미국에서 4% 이자를 받는거죠. 이돈은 일년뒤에 $10,400로 불어나고, 다시 환전을 달러당 100엔에 하면, 1,040,000 엔이 됩니다. 빌린 돈이니까 1년간 이자 10,000엔과 원금을 갚고 나면 30,000엔이 고스란히 수익이 되죠. 이런 방식의 캐리 트레이드는 2000년대 엔화와 달러, 호주달러, 또는 다른 신흥국 화폐를 상대로 활발했습니다. https://www.federalreserve.gov/pubs/ifdp/2007/899/ifdp899.htm 위에 있는 미국 연준 (FRB) 자료를 보면, 일본 국민이 사들인

회환의 기초 5. 물가, 이자율, 환율의 삼각관계

오늘은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두가지 요소인 물가 과 이자율 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똑같은 물건이 두나라에서 팔릴 때 이상적인 경우라면 그 물건의 값은 양쪽다 같아야겠죠.  이런 가정을 'Law of One Price'라고 하는데 Finance 에서는 중요한 가정입니다. 마치 물리의 에너지 보존 법칙같은.. 거죠. 김을 예로 들어보죠. 요즘에 미국 코스트코에도 한국에서 수입된 김을 팔더라고요. 한 묶음에 대략 5달러 정도 합니다. 환율이 대략 1100원 정도니까 한국에서는 5500원 정도이면 이상적이겠죠. 만약 향후 일년 안에 한국에서는 김값이 올라서 한 묶음에 6000원이 되고, 미국에서는 여전히 5달라가 되는 상황을 가정해봅시다. 양쪽의 물건 값은 동일 해야 하니까, 환율은 이 경우 6000/5 = 1,200 원이 되겠지요? 즉, 물건값이 많이 오르는 나라의 화폐는 가치가 떨어지고, 물건값이 적게 오르는 나라의 화폐 가치는 올라간다는 거죠. "인플레이션이 높은 나라의 화폐가치가 떨어진다" 라는 게 "Purchasing Power Parity"라는 이론입니다. 대부분의 이론이 그렇지만 단기적으로는 잘 맞지 않고, 장기적으로는 잘 적용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개발국사이의 화폐에서 특히 잘 맞는다고 하네요. 물가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이자율입니다. 명목이자율 (Nominal Interest rate) 은 실질이자율 (Real interest rate) 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것이어서, 이자율은 물가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Fisher Effect"라는 거죠. 이 이론을 확장해서 환율에 적용하면 International Fisher Effect 또는 Interest rate parity 라고 하는데요, 이자율은 물가가 반영된 것이므로, 이자율이 높은 화폐의 가치는 낮아져야 한다는 거죠. 예를 들어서 미국의 단기 저축 금리는 1% 정도,

외환의 기초 4. Cross R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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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는 약 160개 정도의 화폐가 있는데, 모든 화폐간의 환율이 시장에서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보통 각국의 미국 달러대비 환율은 시장이 있어 정해지지만, 다른 화폐와의 환율은 달러 환율을 이용해 계산된 환율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원화와 베트남의 동화 환율은 실제로 외환시장에서 두 화폐를 맞교환 해서 환율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고, 원화와 달러환율 베트남 동화와 달러환율을 가지고 계산합니다. 경제신문을 보면 보통 Cross rate이 나오는데, WSJ에 나와있는 cross rate 테이블을 잠깐 보죠. Source: WSJ.com 일단 첫줄 첫칸을 보면 1 USD는 1.3067 CAD 입니다. 전편에 설명한 것 처럼 보통 화폐는 1달러가 자국화폐로 얼마인지 표시하니까요. 마찬가지로 1USD 는 113 JPY입니다. 달러 기준으로 환율이 있으니까 CAD와 JPY간의 환율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만약 CAD/JPY를 계산하고 싶다면, CAD/USD × USD/JPY 순으로 계산하면 되는데, 표에는 USD/CAD가 주어졌으므로, 1/[USD/CAD]  × USD/JPY 로 계산하면 되겠죠. 즉, 113.26/1.3067 = 86.67 이 JPY와 CAD간의 환율이 됩니다. 한국 사람들은 산수를 잘해서 기호만 헷갈리지 않으면 Cross rate은 쉽게 이해하실 수 있고, Cross rate 은 컴퓨터로 계산되니까 실제로 직접 계산할 일은 없지만, 알고 있으면 환율을 이해하는데 좀 더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외환의 기초 3. 환율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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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관련 싸이트나 신문에 나와있는 표를 보면 산수를 잘하는 우리나라 사람이 이해하기 힘들 때가 간혹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수학적인 수식과 정 반대로 표기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달러(USD)당 한국원화(KRW) 환율을 표기한다고 하면 우리는 KRW/USD 가 맞다고 생각되지만, 시장에서는 정반대로 USD/KRW 로 표시합니다. 잠깐 오늘자 (2017년 1월 17일) 환율을 살펴 보겠습니다. from Wall Street Journal, as of Jan 17, 2017 위 표는 Wall Street Journal 에서 가져온 환율표인데, 일단 일본 엔화를 살펴 봅시다. USD/JPY인데 환율이 113 입니다. 얼핏 일본 엔화당 113달러라고 읽기 쉬운데, 그 반대입니다. 1달러당 113엔인 것이죠. 홍콩 달러도 마찬가지로 1달라당 7.7 홍콩 달러로 읽는 것이 맞습니다. 보통 화폐는 USD/외국환 으로 표기하고, 이를 유럽식 이라고 부릅니다. 단, 네가지 화폐는 예외입니다. 위 표에 AUD/USD, EUR/USD, GBP/USD 가 나와 있고, 표엔 없지만 NZD/USD가 하나 더 있습니다. 유로를 제외하고는 호주, 뉴질랜드, 영국은 모두 영 연방 화폐들이죠. 이들만 각 화폐당 달러 환율 로 환율을 표기 하고 이런 방식을 미국식 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환율을 기호로 표시할때는 또 방법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 라고 표기되어 있으면 달러당 원화 환율입니다. 이랫다 저랫다.. 환율 표기는 참 줏대가 없는 듯 보입니다. 헷갈리는 환율 표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직접 환율 과 간접 환율 표기 방식이 있는데, 국내 화폐와 외국 화폐중 어느 화폐를 상품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외국화폐당 자국화폐로 표시하면 직접환율, 자국화폐당 외국환율로 표시하면 간접환율입니다. 예를 들어, JPY/KRW 로 표기하면 1엔당 한국원화로 얼마인가인데, 한국에 사는 사람에게는 직접환율이고, 일본인에게는 간접환율 표기법입니다. 이 경

외환의 기초 2. J커브

일반적으로 화폐가치를 낮추면 수출이 늘고 경상수지가 개선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맞지만 단기적으로는 거꾸로 경상수지가 악화될 수 있는데, 이런 현상을 J커브라고 부릅니다. 미국과 우리나라간의 수출 수입을 예로 들어보죠. 보통 수출가격은 원화로, 수입가격은 달러로 계산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수출을 늘리기 위해 원화가치를 떨어뜨리면 당장 경상수지가 개선되는지 따져봅시다. 단기적으로 수출입 계약은 급격히 바뀔 수 없기 때문에 수출입 물량이 단기간에 바뀌지 않습니다. 배로 물건 실어 보내는데만도 한달이 걸리니 물량 변동이 급격하게 이뤄질 수 없지요. 물량변동이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고 수출가격은 원화로 결정되기 때문에 달러 환율이 변동하더라도 원화로 계산한 전체 수출금액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천억원 수출하기로 돼 있다면 달러환율이 변동해도 천억원 수출하는 거죠.  반대로 수입의 경우엔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수입물량은 그대로인 반면 원화 환산 금액이 높아져서 수입금액이 상승하게 됩니다. 달러로는 그대로인데 원화로는 더 많이 지급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죠. 따라서 단기적으로 총 수출 금액은 그대로인 반면 수입 금액은 늘어나서 경상수지가 악화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달러 표시 가격이 싸진 한국 제품을 미국 소비자들이 더 많이 사게 되고 수출물량이 늘어나게 돼겠죠. 반면 국내 소비자들은 미국제품의 가격이 오르니 덜 수입하게 되는 것이고요. 이런 과정을 거치면 중장기적으로 경상수지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에 설명한 대로 단기적으로 환율정책의 효과가 목표와 반대로 나타나는 현상을 J커브라 하고, 이 커브가 완성되는데 보통 2~3개월의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와 비슷하군요. 환율은 경상수지에 영향을 미치고, 경상수지를 개선시키면 GDP가 개선되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환율에 대해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덕분에 이자율도 미국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이자율과 환율은 나중에 Parity에서

외환의 기초1. Balance of Payment

이번학기 외환에 대해 강의를 하게 되어, 가르치는 내용을 하나씩 정리해 봅니다. 1. Balance of Payment (BOP) BOP는 경제학에서 다루는 내용이지만, 환율을 결정하는 중요한 내용이기 때문에 Finance수업에서도 기본적으로 다루고 넘어갑니다. 이론적으로 한 나라의 수출 수입 자본의 이동을 다 합하면 0이 되어야 합니다. 물건을 수입하거나 수출할때 그에 해당하는 금액이 해외로 나가거나 해외에서 들어와야 하기 때문이죠. 간단히 비유하면 십만원어치 물건을 다른나라에서 수입했다면, 십만원을 외국에 지급해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BOP는 크게 경상수지, 자본수지, 외환보유고가 있습니다. 경상수지는 수출 수입에 관한 것이고 자본수지는 자본의 유출입, 외환보유고는 외국환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이죠. BOP로 어떻게 환율을 설명할 수 있느냐.. 간단하게, 자본수지와 외환보유고가 0인 나라를 생각해 봅시다. 즉, 자본을 가지고 다른나라에 가서 투자하거나 다른 나라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여행이나 투자같은 것이 전혀 없는 상태죠. 이 상태에서 수출이 수입보다 많은 상태를 가정해보죠.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BOP는 0으로 수렴한다는 것입니다. 위의 예에서는 일단 BOP가 흑자가 나는데 이런 상황은 오래 갈 수 없고 BOP가 0이 되도록 환율 변동이 일어나야 합니다. 수출이 줄어들고 수입이 늘어나려면, 환율이 내려야 하겠죠. 그래야 수출하는 물건값은 비싸지고 수입하는 물건값은 싸져서 수출은 줄어들고 수입은 늘어나 결국 BOP가 0이 됩니다. 그런데 이런 환율 변동은 자율변동환율을 적용하고 있는 국가에서 가능한 시나리오이고, 정부가 환율을 컨트롤 하고 있는 중국 같은 경우는 사정이 다릅니다. 고정환율을 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계속 수출이 수입보다 많을 수 있는데, 중국 같은 경우는 환율이 변하는 대신 외환으로 다른 나라의 채권을 구입해 외환보유고가 늘어났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중국은 이렇게 늘어난 외환 보유고를 이용해 자국의 환율을 고정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