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의 기초 6. UIA

Uncovered Interest Arbitrage 또는 Carry Trade

2000년대에 일본의 이자율은 거의 0% 수준이었고, 그외의 나라들은 4~5% 정도 수준이었습니다. "Mrs. Watanabe" 라는 말이 이즈음에 등장하게 되는데요. 일본에서 0%대 이자율로 돈을 빌려 다른 나라에 투자를 해서 더 높은 이자를 노리는 투자자들을 지칭한 말입니다. 실제로 한 여인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상상속의 이름인 것이죠.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려면 환율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줘야 합니다. 전편에 얘기했던 International Fisher Effect에 의하면, 이자율이 높은 나라의 화폐 가치는 떨어지게 됩니다. 이론대로라면 이자율이 높아서 이자는 높게 받아도, 화폐 가치가 떨어져 나중에 본국으로 환전할 때는 이익이 남지 않게 되는 거죠.

http://www.tradingeconomics.com/japan/currency

위 그래프는 달러당 엔화 환율인데, 2000년대 일본 엔화는 신기하게도 환율 이론과는 별로 상관없이 움직였습니다. 거기에다 한번 방향을 잡으면 그 트렌드가 2~3년 씩 지속되어 Carry Trade 를 하기에 적절했죠.

예를 들어 보죠. 일본에서 백만엔을 1%로 빌리고, 이 돈을 달러당 100엔에 달러로 환전을 합니다. 그러면 달러로 만불이고, 미국에서 4% 이자를 받는거죠. 이돈은 일년뒤에 $10,400로 불어나고, 다시 환전을 달러당 100엔에 하면, 1,040,000 엔이 됩니다. 빌린 돈이니까 1년간 이자 10,000엔과 원금을 갚고 나면 30,000엔이 고스란히 수익이 되죠.

이런 방식의 캐리 트레이드는 2000년대 엔화와 달러, 호주달러, 또는 다른 신흥국 화폐를 상대로 활발했습니다.

https://www.federalreserve.gov/pubs/ifdp/2007/899/ifdp899.htm
위에 있는 미국 연준 (FRB) 자료를 보면, 일본 국민이 사들인 외국 채권이나 주식이 매달 1조엔 규모였으니까 얼마나 많이 해외에 투자를 했는지 알 수 있죠. 97년 외환위기나 2000년 초반 IT버블 있을때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Carry trade가 있었습니다.

그럼 우리나라도 이자율이 낮으니 할 수 있지 않느냐 라고 반문할 수도 있을 거에요. 제 대답은 아니다 못한다 인데요. 큰 규모로 Carry Trade 가 가능하려면 일단 국내 저축율이 높아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Carry trade는 돈을 빌려서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축율이 높지 않으면 낮은 이자율로 큰 규모의 돈을 빌리기가 힘들죠.

또, 외환과 은행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야 합니다. 아마 Carry trade한다고 신용 대출 받겠다고 하면 돈 빌려준다는 우리나라 은행이 없을 거에요. 이유는 두가지인데, 일단 신용대출에 대해 틀이 덜 잡혀있고, 두번째는 외환 거래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인력이 충분치 않죠. 은행가서 외국환 선물거래 하고 싶다고 얘기해보시면 쉽게 제 말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Mrs. Kim 또는 Mrs. Lee이 외환시장에 언제쯤 등장하게 될지 모르겠네요.

댓글

인기있는 글들

트럼프 승리이후 경제에 대한 컨센서스와 다른 생각

Non-Farm Payroll data 분석: 자넷과 지나의 무리수

심각한 경제상황: Redfin report, 지역별 실업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