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의 기초 2. J커브

일반적으로 화폐가치를 낮추면 수출이 늘고 경상수지가 개선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맞지만 단기적으로는 거꾸로 경상수지가 악화될 수 있는데, 이런 현상을 J커브라고 부릅니다.

미국과 우리나라간의 수출 수입을 예로 들어보죠. 보통 수출가격은 원화로, 수입가격은 달러로 계산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수출을 늘리기 위해 원화가치를 떨어뜨리면 당장 경상수지가 개선되는지 따져봅시다.

단기적으로 수출입 계약은 급격히 바뀔 수 없기 때문에 수출입 물량이 단기간에 바뀌지 않습니다. 배로 물건 실어 보내는데만도 한달이 걸리니 물량 변동이 급격하게 이뤄질 수 없지요.

물량변동이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고 수출가격은 원화로 결정되기 때문에 달러 환율이 변동하더라도 원화로 계산한 전체 수출금액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천억원 수출하기로 돼 있다면 달러환율이 변동해도 천억원 수출하는 거죠. 

반대로 수입의 경우엔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수입물량은 그대로인 반면 원화 환산 금액이 높아져서 수입금액이 상승하게 됩니다. 달러로는 그대로인데 원화로는 더 많이 지급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죠. 따라서 단기적으로 총 수출 금액은 그대로인 반면 수입 금액은 늘어나서 경상수지가 악화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달러 표시 가격이 싸진 한국 제품을 미국 소비자들이 더 많이 사게 되고 수출물량이 늘어나게 돼겠죠. 반면 국내 소비자들은 미국제품의 가격이 오르니 덜 수입하게 되는 것이고요. 이런 과정을 거치면 중장기적으로 경상수지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에 설명한 대로 단기적으로 환율정책의 효과가 목표와 반대로 나타나는 현상을 J커브라 하고, 이 커브가 완성되는데 보통 2~3개월의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와 비슷하군요.

환율은 경상수지에 영향을 미치고, 경상수지를 개선시키면 GDP가 개선되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환율에 대해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덕분에 이자율도 미국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이자율과 환율은 나중에 Parity에서 더 얘기할 기회가 있으니 여기까지만 적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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