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 교수는 왜 논문을 조금 쓰는가. AACSB, 경영학계의 사정
요즘 조국장관의 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 대표 등의 아들 딸들의 논문 문제로 세상이 시끄럽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논문이란 것은 쓸일도 볼일도 없는데, 많은 교수와 연구자들이 논문을 쓰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언듯 생각하기에 경영학 교수들은 기업의 경영에 대해 가르치는 사람들이라 논문을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생각을 많이 하는 듯 하다.
학구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현실적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학교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는 경영대학은 인증에 따라 세가지로 나뉜다. AACSB, ACBSP, 또는 나머지. 이들은 각 경영학부또는 경영학과에 인증을 해주는 기관들이다. 학교마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 인증을 선택해서 검증받을 수 있다.
이중에 가장 좋은 것이 AACSB인데, 유명하거나 이름 좀 들어본 경영학부들은 대부분 AACSB인증을 받는다. AACSB 인증을 받은 학교에서 졸업한 학생들만 석사나 박사학위에 입학시켜주는 학교들이 많다. 예를 들어 나중에 MBA프로그램에 진학하고 싶은데, 학부를 AACSB인증이 없는 학교를 졸업했다면 학점이 아무리 좋았더라도 입학이 거부될 수 있다. 따라서 AACSB인증을 받아야 학생들을 모집하기 쉬워지고 MBA프로그램을 유지하기가 용이해진다. 전세계 경영대학중 오직 5%만 AACSB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AACSB인증을 받은 경영대학은 2017년에 19개에 불과했다.
AACSB는 경영학부나 학과가 논문을 쓸 수 있는 교수진을 확보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보통 5년동안 논문 2편 이상을 출간하는 교수가 경영학부에 50~70% 이상되어야 한다. 결국, 좋은 경영대학의 경우 인증을 받기위해 소속 교수들은 논문을 반드시 써야 한다. 그래서, tenure (정년) 심사할 때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세편 이상의 논문을 Peer review Journal 에 출간하기를 요구한다. 세편이라면 별거 아닐것 같지만 자세한 사정을 알고 나면 쉽지 않은 목표다.
논문을 쓰는 것과 논문을 출간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논문을 써서 인터넷에 공개하는 것을 상대적으로 쉽다. 아무도 그 논문을 평가하거나 검증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영학논문을 괜찮은 저널에 출간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관련분야를 잘 아는 박사학위를 가진 교수들이 논문을 검증하고 평가하기 때문에, 의미있고 새로운 발견을 해야 저널에 실어준다. 가끔 미국인이 쓴 논문도 적절한 영문법을 구사하라고 지적이 나올 정도로 까다롭다.
또, 상호검증 (peer review)를 하는 경영학 저널의 숫자가 많지 않다. 정확한 숫자는 모르겠으나, 경영학 저널의 천체의 숫자가 물리학 저널의 숫자보다 적지 않을까 짐작한다. 경영학안에도 마케팅, 회계, 재무, 전략, 인사, 등등이 있기 때문에 세부 전공의 숫자에 비해 저널 숫자는 이공계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편이다.
경영학 저널은 일년에 출간하는 논문의 숫자가 20~30개인 경우가 많은데, 이공계의 경우 한 분기 또는 한달에 출간하는 논문 숫자가 20개가 넘어가는 경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따라서 경영학 논문을 출간할 수 있는 기회가 이공계에 비해 상당히 적다.
더불어, 경영학의 경우 실험실(또는 랩, 랩실이라고 하지 말자)이 없다. 이공계의 논문은 저자가 열명이 넘어가는 논문이 적지 않지만, 경영학 논문의 경우 저자가 많아야 세명이다. 그 이상의 저자가 들어가 있다면 의심을 받게 된다.
왜 그럼 랩을 운영하지 않는가. 경영학과를 위한 정부지원이 거의 전무하기도 하지만, 경영학 교수들은 재정을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인력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박사과정을 한 경영대학에 많아봐야 10명 정도 유지하고, 그들을 학부과정 강사로 채용하여 특별히 외부에서 펀딩을 받지 않더라도 대학원 프로그램을 유지한다. 반면, 이공계의 경우 정부의 지원이 없다면 석박사 프로그램을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학교에서 만나본 인문계교수들의 경우 재정이나 예산등에 큰 관심이 없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교수들이 많았다.
경영학과는 랩을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AACSB인증이 있는 경영학박사과정에 진학하기는 매우 힘들다. 아주 좋은 학부과정을 졸업하고, 들어가기 힘든 회사에서 경험을 쌓고, 수학도 잘하고 프로그래밍도 좀 할 줄 알아야 괜찮은 경영학 박사과정에 원서를 내밀 수 있다. 하지만 졸업하고 나면 경쟁자가 넘치지 않아서 이공계같이 포닥을 하지 안아도 되고 취직도 잘되어서 인생을 5~10년 소비한 것에 대한 보상이 적절히 주어진다.
논문의 길이 또한 이공계의 논문보다 월등히 길다. 경영학 논문은 보통 20~30페이지가 넘어가는 경우가 일반적인 반면, 이공계의 논문은 2~3페이지 짜리 논문도 많고 10페이지 넘어가는 논문은 많지 않다. 더 적은 인원으로 더 긴 논문을 만들어야 하니 경영학 논문을 쓰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논문출간 기회도 적기 때문에 논문을 완성했더라도 출간되기 까지 3년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본인의 논문 중 한개도 이저널 저널을 5년째 떠돌고 있다. 그러니 5년에 두편이라는 논문 숫자가 이공계의 입장에서 보면 쉬운 일이겠지만, 경영학계의 논문은 5년에 두편은 그리 쉬운 목표는 아니다.
학구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현실적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학교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는 경영대학은 인증에 따라 세가지로 나뉜다. AACSB, ACBSP, 또는 나머지. 이들은 각 경영학부또는 경영학과에 인증을 해주는 기관들이다. 학교마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 인증을 선택해서 검증받을 수 있다.
이중에 가장 좋은 것이 AACSB인데, 유명하거나 이름 좀 들어본 경영학부들은 대부분 AACSB인증을 받는다. AACSB 인증을 받은 학교에서 졸업한 학생들만 석사나 박사학위에 입학시켜주는 학교들이 많다. 예를 들어 나중에 MBA프로그램에 진학하고 싶은데, 학부를 AACSB인증이 없는 학교를 졸업했다면 학점이 아무리 좋았더라도 입학이 거부될 수 있다. 따라서 AACSB인증을 받아야 학생들을 모집하기 쉬워지고 MBA프로그램을 유지하기가 용이해진다. 전세계 경영대학중 오직 5%만 AACSB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AACSB인증을 받은 경영대학은 2017년에 19개에 불과했다.
AACSB는 경영학부나 학과가 논문을 쓸 수 있는 교수진을 확보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보통 5년동안 논문 2편 이상을 출간하는 교수가 경영학부에 50~70% 이상되어야 한다. 결국, 좋은 경영대학의 경우 인증을 받기위해 소속 교수들은 논문을 반드시 써야 한다. 그래서, tenure (정년) 심사할 때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세편 이상의 논문을 Peer review Journal 에 출간하기를 요구한다. 세편이라면 별거 아닐것 같지만 자세한 사정을 알고 나면 쉽지 않은 목표다.
논문을 쓰는 것과 논문을 출간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논문을 써서 인터넷에 공개하는 것을 상대적으로 쉽다. 아무도 그 논문을 평가하거나 검증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영학논문을 괜찮은 저널에 출간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관련분야를 잘 아는 박사학위를 가진 교수들이 논문을 검증하고 평가하기 때문에, 의미있고 새로운 발견을 해야 저널에 실어준다. 가끔 미국인이 쓴 논문도 적절한 영문법을 구사하라고 지적이 나올 정도로 까다롭다.
또, 상호검증 (peer review)를 하는 경영학 저널의 숫자가 많지 않다. 정확한 숫자는 모르겠으나, 경영학 저널의 천체의 숫자가 물리학 저널의 숫자보다 적지 않을까 짐작한다. 경영학안에도 마케팅, 회계, 재무, 전략, 인사, 등등이 있기 때문에 세부 전공의 숫자에 비해 저널 숫자는 이공계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편이다.
경영학 저널은 일년에 출간하는 논문의 숫자가 20~30개인 경우가 많은데, 이공계의 경우 한 분기 또는 한달에 출간하는 논문 숫자가 20개가 넘어가는 경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따라서 경영학 논문을 출간할 수 있는 기회가 이공계에 비해 상당히 적다.
더불어, 경영학의 경우 실험실(또는 랩, 랩실이라고 하지 말자)이 없다. 이공계의 논문은 저자가 열명이 넘어가는 논문이 적지 않지만, 경영학 논문의 경우 저자가 많아야 세명이다. 그 이상의 저자가 들어가 있다면 의심을 받게 된다.
왜 그럼 랩을 운영하지 않는가. 경영학과를 위한 정부지원이 거의 전무하기도 하지만, 경영학 교수들은 재정을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인력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박사과정을 한 경영대학에 많아봐야 10명 정도 유지하고, 그들을 학부과정 강사로 채용하여 특별히 외부에서 펀딩을 받지 않더라도 대학원 프로그램을 유지한다. 반면, 이공계의 경우 정부의 지원이 없다면 석박사 프로그램을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학교에서 만나본 인문계교수들의 경우 재정이나 예산등에 큰 관심이 없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교수들이 많았다.
경영학과는 랩을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AACSB인증이 있는 경영학박사과정에 진학하기는 매우 힘들다. 아주 좋은 학부과정을 졸업하고, 들어가기 힘든 회사에서 경험을 쌓고, 수학도 잘하고 프로그래밍도 좀 할 줄 알아야 괜찮은 경영학 박사과정에 원서를 내밀 수 있다. 하지만 졸업하고 나면 경쟁자가 넘치지 않아서 이공계같이 포닥을 하지 안아도 되고 취직도 잘되어서 인생을 5~10년 소비한 것에 대한 보상이 적절히 주어진다.
논문의 길이 또한 이공계의 논문보다 월등히 길다. 경영학 논문은 보통 20~30페이지가 넘어가는 경우가 일반적인 반면, 이공계의 논문은 2~3페이지 짜리 논문도 많고 10페이지 넘어가는 논문은 많지 않다. 더 적은 인원으로 더 긴 논문을 만들어야 하니 경영학 논문을 쓰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논문출간 기회도 적기 때문에 논문을 완성했더라도 출간되기 까지 3년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본인의 논문 중 한개도 이저널 저널을 5년째 떠돌고 있다. 그러니 5년에 두편이라는 논문 숫자가 이공계의 입장에서 보면 쉬운 일이겠지만, 경영학계의 논문은 5년에 두편은 그리 쉬운 목표는 아니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