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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좋은 경영대가 들어서기 힘든 이유...

근무하고 있는 대학교에 Finance 교수를 한명 뽑는데 원서가 90여개가 왔습니다. 지원자들은 모두 미국 유수 대학원 박사학위자들이고 강의 평가도 좋습니다. 그런데, 지난 5년간 저널에 발표된 논문이 한개 있는 박사가 십여명, 두개이상 발표한 박사는 20명이 안되네요. 안타깝게도 나머지 60여명은 발표된 논문이 없습니다. 현직 교수들도 많았습니다. 포항공대나 카이스트에 있을 때 박사 졸업 요건이 SCI급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는 것이었는데, 그 기준이 비하면 아주 낮지요. 이러다 보니 경영대가 있는 카이스트나 울산과기대 같은 경우 경영대 사람들이 논문을 상대적으로 적게 쓰기 때문에 많은 다툼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영대 교수들의 연봉이 두세배 정도 많으니 시선이 고울 수 없겠죠. 우리나라는 실적 특히 논문 갯수에 따라 연구자의 업적을 평가하고 그 기준이 대부분 공대 위주로 만들어졌습니다. 대학의 관리자들, 총장, 연구처장, 교학처장 등.. 도 그런 기준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다른 기준을 적용하기 꺼려하는 것 같습니다. 만약 카이스트나 울산 과기대의 공대 기준의 교수를 미국에서 뽑겠다고 한다면 Motivation 이 아주 낮습니다. Top journal에 논문이 있는 조교수의 경우 미국에서 연봉이 2억이 넘습니다. 한국에서는 1억 받으면 욕먹죠. 반면, 이공계 교수의 경우는 한국과 미국의 연봉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미국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은 수 많은 인재들이 한국으로 돌아가 우리나라의 기업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경영학 교수는 왜 논문을 조금 쓰는가. AACSB, 경영학계의 사정

요즘 조국장관의 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 대표 등의 아들 딸들의 논문 문제로 세상이 시끄럽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논문이란 것은 쓸일도 볼일도 없는데, 많은 교수와 연구자들이 논문을 쓰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언듯 생각하기에 경영학 교수들은 기업의 경영에 대해 가르치는 사람들이라 논문을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생각을 많이 하는 듯 하다. 학구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현실적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학교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는 경영대학은 인증에 따라 세가지로 나뉜다. AACSB, ACBSP, 또는 나머지. 이들은 각 경영학부또는 경영학과에 인증을 해주는 기관들이다. 학교마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 인증을 선택해서 검증받을 수 있다. 이중에 가장 좋은 것이 AACSB인데, 유명하거나 이름 좀 들어본 경영학부들은 대부분 AACSB인증을 받는다. AACSB 인증을 받은 학교에서 졸업한 학생들만 석사나 박사학위에 입학시켜주는 학교들이 많다. 예를 들어 나중에 MBA프로그램에 진학하고 싶은데, 학부를 AACSB인증이 없는 학교를 졸업했다면 학점이 아무리 좋았더라도 입학이 거부될 수 있다. 따라서 AACSB인증을 받아야 학생들을 모집하기 쉬워지고 MBA프로그램을 유지하기가 용이해진다. 전세계 경영대학중 오직 5%만 AACSB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AACSB인증을 받은 경영대학은 2017년에  19개 에 불과했다. AACSB는 경영학부나 학과가 논문을 쓸 수 있는 교수진을 확보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보통 5년동안 논문 2편 이상을 출간하는 교수가 경영학부에 50~70% 이상되어야 한다. 결국, 좋은 경영대학의 경우 인증을 받기위해 소속 교수들은 논문을 반드시 써야 한다. 그래서, tenure (정년) 심사할 때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세편 이상의 논문을 Peer review Journal 에 출간하기를 요구한다. 세편이라면 별거 아닐것 같지만 자세한 사정을 알고 나면 쉽지 않은 목표다. 논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