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20년의 초입

한국 경제에 대한 생각..

한국 경제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초입에 들어서 있다. 2006년 알리안츠에 근무할 때 학습지업계를 조사하면서 우연히 인구 구조를 살펴 보았는데, 학습지를 구독할 수 있는 아이들 숫자가 매년 1% 넘게 감소하고 있는 것을 발견한 적이 있다. 그를 토대로 나는 한국의 부동산 시장이 2010년 이후에 확 망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예상은 보기좋게 엇나갔는데, 미국 주택시장이 먼저 망해줘서 이자율이 너무 낮아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구 숫자를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다시 인구동향을 살펴보니 태어난 아이에서 사망자수를 뺀 자연증가수가 16만명을 약간 상회하고 있으며 2007년 25만명이후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2016년 1월 혼인건수는 작년 1월에 비해 15% 하락했고.. 계속 그 추세는 이어질 것 같다. 독신자 가구만 계속 증가하겠지.

돈이 많은 베이비 부머들은 노후 대비를 위해 집이나 상가를 사서 임대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베이비 부머들은 상가를 빌려서 자영업을 시작하는데.. 서로 박터지게 싸우다가 대부분 이익을 내지 못하고 망하는 경우가 많다. 여전히 자영업으로 뛰어드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임대료는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과연 자영업을 시작하는 사람이 언제쯤 줄어드는지가.. 상업 부동산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되어야 할 것 같다.

과거 기록을 보면 70년대 중반까지 베이비 붐이 이어졌다고 한다. 70년대 중반 이후에는 출생자 수가 점차 줄어들어 70년대 초반 일년에 100만명이던 것이 80년대 초반에는 80만명정도가 된다.  이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이 현재 결혼을 하고 집을 장만하는 세대들인데, 아직까지는 그 여파가 크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10년동안 20% 감소이니 평균 일년에 2% 감소, 독신자 가구 증가와 더불어 생각하면 주택에 대한 수요는 크게 감소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런데, 80년초반부터 85년까지 출생자수가 거의 20% 가 감소한다. 평균 일년에 4~5% 감소한다. 요즘 남자들의 평균 혼인 연령이 35세이니 80년대 초반에 태어난 사람들이 한참 결혼을 하고 있다. 아마도 향후 오년사이 결혼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엄청나게 줄어들 것이다. 부동산 시장이 베이비 부머들의 노후 대비 시장이 되어 버려서 젊은 사람들이 진입하기에는 힘든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기도 하다.

신기하게 2015년 신규 주택 인허가가 75만호가 넘었다. 신규 수요가 클 수 없는데 인허가가 이렇게 많이 늘면, 만든 주택을 팔기가 힘들어질 것이다. 분명 2016년에는 주택 과잉 공급이 있을 것 같다. 2016년이 부동산 시장에 고비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만약에.. 인허가가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지 않고.. 수명이 다한 주택을 대체하는 수준으로 이어진다면, 부동산 시장이 현상황을 유지할 수도 있을텐데.. 아파트 건설 업체들도 먹고 살아야 하니... 어딘가에서는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강제 수요를 만들어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베이비 부머들이 집을 팔고 양로원이나 보호시설에 들어가는 2025년이 되면 공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가격 하락은 막을 수 없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아무튼 수요가 좌우하는 시장이라면 2016년이 고비가 될 수 있다. 공급이 좌우하는 시장이라면 2020년에서 2025년. 아무는 향후 10년내에...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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