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이션이 걸림돌 되지 않을까.

캘리포니아발 인플레이션

이번 겨울 가끔 캘리포니아에 사시는 남훈이형과 통화를 하면서 매번 들었던 얘기가 '비가 안온다'는 말이었다. 캘리포니아 남부는 이번 겨울에 매우 심각한 가뭄이었는데 아직도 해갈이 되지 않은 모양이다. 더구나 캘리포니아 남부는 겨울을 제외하면 비가 많이 내리지 않는다고 하니 이번 겨울 가뭄의 여파는 꾀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 공급되는 채소, 쌀, 밀 등의 주산지이다. 가뭄의 영향으로 농사가 지연되고 생산이 지연됨에 따라 관련 곡식들의 가격이 상승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봄과 여름에 지속된 중부지역의 가뭄으로 옥수수 가격이 상승했던 것에 비춰 보면 올해 봄과 여름으로 갈 수록 주요 곡식 가격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을 피할 수는 없을 듯 하다.


기름값은 왜 오르나.

소비자 심리가 좋아지고 OPEC에서 원유 생산량을 줄임에 따라 원유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벌써 주유소에는 갤런당 4불을 넘어서 3월 초 보다 거의 1불 정도 상승해버렸다. 거기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문제가 겹쳐 원유 가격은 당분간 고공행진할 가능성이 높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여름방학이 다가오면서 향후 2~3개월 동안 휘발유 소비가 계절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기름값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


어째서 문제인가.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발표할 때 꼭 기름과 음식물 가격을 제외한 인플레이션도 같이 발표하는데, 그 이유는 그 둘은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가깝기 때문이다. 보통 경제 참여자들의 소득 증가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은 긴축 정책으로 대부분 치유가 가능하지만, 기름과 곡식은 긴축 정책을 한다고 해서 생산이 늘거나 소비가 줄어들지 않는다. 즉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다. 

미국은 민간 소비가 GDP의  70%를 차지하는 경제인데, 개별 소비자들이 주유소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면 다른 분야의 소비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2008년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5불에 육박했을 때 도로의 자동차 통행량이 급격히 줄었던 적이 있다. 다른 대중 교통 수단이 별로 없는 미국에서 자동차 통행량의 감소는 소비감소를 의미하고 경제에 타격을 주게 된다.

음식물 가격 상승 역시 전반적인 식재료의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외식횟수가 줄어들게 되면 서비스업의 매출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연쇄적으로 미국내 일자리의 갯수가 줄어들면서 경제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안타깝게도 최근 발표된 FED 회의록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큰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

리스크를 피하는 것이 좋겠다. 단기적으로 정부 채권이 인기 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자율을 이미 낮은 상황이므로 채권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은 제한적일 것이다. 다수의 곡식관련 ETF가 있긴 하지만 벌써 대부분의 관련 ETF의 가격이 20~30% 가량 상승했기 때문에 다소 늦은 감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자율에 베팅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많은 투자자들이 위험을 회피하고자 채권으로 자산을 옮기면서 채권 가격이 상승하고 채권 이자율이 지나치게 하락하였다. 어차피 가뭄이 지나고 다시 비가 내리면 곡식은 자라날 것이고, 석유 가격은 7월 이후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FED는 아마 올해 가을이나 겨울 쯤 이자율 카드를 만지작 거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2016년 경 이자율은 적어도 지금보단 높을 것이므로, 이자율이 낮아지고 있는 이때 미국 채권에 숏포지션을 가진 ETF들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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